작년 12월 갑작스런 비상계엄령 사태로 정국이 혼란에 빠지며 외국인 관광이 줄어들고 카지노 매출도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되고 사태가 수습되자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이에 한국의 외국인 카지노 3사는 올해 1분기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큰 폭의 매출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비상계엄령 사태로 환율이 상승하며 원화 가치가 하락했고, 일반 관광객이 증가하며 홀드율이 상승한 것도 실적 상승에 힘을 보탰습니다. 한중 관계가 개선되고 한국 정부가 중국인 대상 무비자 정책을 시행하기로 하며 향후 전망도 긍정적입니다. 특히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통상 갈등으로 마카오 카지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른 반사이익도 기대됩니다.

한국의 외국인 카지노 3사,컨센서스 상회하는 매출 폭발

작년 12월 3일 23시 윤석열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령을 선포했습니다. 2시간 뒤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로 2시간만에 계엄이 해제되었지만, 비상계엄령 선포는 대내외에 큰 충격을 주며 정국은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계엄 해제 이후 민주당의 주도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되고 대한민국 전체는 극도의 정치적 혼란을 겪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탄핵을 찬성하고 반대하는 시민들이 시위를 계속했고, 환율이 치솟는 등 불확실한 경제 상황으로 인해 각국은 상황이 진정되기 전까지 한국 방문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마침내 4월 4일 헌법재판소에 의해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되고 6월 3일 조기 대선이 확정되며 정국(政局)은 안정을 찾았습니다.

비상계엄령 사태가 수습 기미를 보이자 한국 방문을 꺼리던 외국인들이 2월 들어 증가세로 전환하며 한국의 외국인 카지노 업체들은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매출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4월 10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외국인 카지노 1위 업체 파라다이스는 지난 3월 카지노 부문 매출이 809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3월 매출 533억 원에 비하면 51.78% 급증한 수치입니다.

파라다이스는 올해 1월과 2월 각각 -2.3%, -11.5%로 매출이 감소하는 부진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3월 들어 반전에 성공하며, 올해 1분기 2,867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8.8% 증가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는 1분기 사상 최대 매출 신기록입니다. 1분기 영업이익 또한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521억 원이 예상되며 당초 시장 전망치인 423억 원을 100억 원 가량 상회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한국의 3대 외국인 카지노를 구성하고 있는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롯데관광개발의 드림타워 카지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은 지난 달 실적 개선에 힘입어 올해 1분기 매출이 15% 이상 증가했습니다.

증권계 역시 외국인 카지노 업계가 1분기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난 7일 하나증권 이기훈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대한 한시적 무비자 정책과 한중 관계 개선 기대감으로 외국인 카지노에 대한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평가)이 상승하고 있다”고 말하며, 1분기 주요 외국인 카지노 실적이 모두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GKL 역시 올해 1분기, 전년 대비 37% 상승한 189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는 “파라다이스와 GKL 모두 드롭액은 감소했으나, 작년 내내 부진했던 홀드율이 올해를 기점으로 꾸준히 반등하며 실적 회복세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파라다이스의 1분기 드롭액은 1조 7,000억 원 가량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줄어들었지만, 홀드율이 12.4%로 전년 대비 1.3%포인트 상승해 매출액이 1분기 기준 사상 최대인 2,867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GKL 또한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8,269억 원의 드롭액을 기록했지만 홀드율이 최근 2년새 가장 높은 13.1%를 기록해 매출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롯데관광개발이 운영하는 외국인 카지노인 제주도 드림타워 카지노는 더욱 긍정적입니다. 드림타워 카지노는 지난 3월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방문객 수를 기록하며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129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1분기 예상 드롭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4,807억 원, 예상 매출액은 분기 사상 최대인 845억 원입니다. 이기훈 연구원은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3월 방문객 수가 4만 명을 넘어서는 등 모든 지표가 긍정적이고, 3월 말부터 직항 노선이 167편으로 크게 늘어난 데다 5월 연휴가 기다리고 있어 2분기 실적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유일한 내국인 카지노인 강원랜드에 대한 분석도 덧붙였습니다. 강원랜드는 올해 1분기 매출액 3,711억 원, 영업이익 707억 원을 기록해 외국인 카지노와 다르게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 봤습니다. 이기훈 연구원은 “작년 1분기 홀드율 25.1%가 이례적으로 높았기 때문에 올해 1분기 홀드율은 23.5%를 기록할 것”이라 말하며 “어려운 대내외 금융 시장 환경으로 인해 금융 수익이 다소 감소하는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전했습니다

환율 상승 등의 호재 속에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한 덕분

외국인 카지노 매출이 개선된 것은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 덕분입니다. 작년 12월 비상계엄령 선포 이후 한국을 찾는 외국인의 수는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관광 산업이 코로나 엔데믹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시작하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의 수는 2023년부터 빠르게 증가해 왔습니다. 2023년 3월 80만 명을 시작으로 여름 휴가철인 9월 110만 명에 육박하며 증가세를 보였고, 관광 비수기인 겨울에 감소했지만 2024년 3월부터 다시 150만 명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관광객 수는 꾸준함을 유지하며 2024년 10월 160만 명을 돌파해 정점을 찍었는데, 비상계엄령이 발표된 12월 127만 명으로 감소하여 1월 111만 명, 2월 113만 명까지 10월 대비 30% 가량 감소했습니다.

고객을 상대로 카지노가 게임에서 승리하여 회수한 칩의 비율을 말하는 홀드율이 개선된 영향도 있습니다. 파라다이스와 GKL은 작년 내내 평균 이하의 낮은 홀드율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습니다. 한국의 외국인 카지노 업체들이 기록하는 평균 홀드율은 통상 13% 내외인데, 작년 1분기와 2분기 GKL의 홀드율은 각각 10.1%, 10.5%를 기록해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심지어 작년 7월에는 홀드율이 6.3%까지 낮아져 역대 최저 비율을 기록하기까지 했습니다. 방문객이 늘어나고 고객이 칩을 구매한 비용을 말하는 드롭액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승률로 인해 이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파라다이스 역시 작년 한 해 낮은 홀드율로 고생한 데다 VIP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로 인해 사상 첫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익폭은 도리어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홀드율이 12.4%까지 올라 전년 동기 대비 1.3%포인트 올라 평균 수준으로 회귀했습니다. 통상 고액을 베팅하는 하이롤러 VIP는 카지노 게임에 익숙한 만큼 다른 고객보다 높은 승률을 기록하는 것이 보통인데, 하이롤러보다 일반 방문객의 방문 비중이 높아지며 홀드율이 회귀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비상계엄령으로 인한 외국인 관광객 감소는 별다른 타격이 없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비상계엄령 발표 이후 탄핵 정국이 지속되었던 작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는 전통적인 비수기이기 때문에, 비수기 감소폭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피해는 없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2023년 기준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았던 10월 대비 2024년 1월 관광객은 28.38% 감소했는데, 2024년 기준 정점을 찍었던 10월 대비 2025년 1월 관광객 감소폭은 30.18%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입니다. 2025년 2월에는 다시 소폭 증가세로 돌아섰고, 탄핵 정국에도 불구하고 국내 치안이 안정적으로 유지된 덕에 관광객은 꾸준히 유지되었습니다.

비상계엄령 선포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감소할 것을 우려한 한국 카지노 업계는 의외로 관광객이 크게 줄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4월 이후에는 더 큰 증가폭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다. 대통령 파면 이후 정국이 안정을 찾았고, 탄핵으로 분열된 여론이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이후 수그러들어 각종 시위도 잦아들었습니다. 또한 비상계엄령으로 원화 가치가 약세를 나타내며 엔화와 위안화 가치가 올라가 중국인과 일본인이 한국을 찾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제주도 드림타워 리조트 관계자는 “최근에는 중국인 뿐만 아니라 일본인 VIP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으며, 국내에 거주하는 하이롤러(고액 베팅) 외국인의 방문도 늘어나 고객층이 다양해졌다”고 말했습니다.

한중 관계 개선으로 향후 전망도 긍정적

한국과 중국이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전망을 끼칠 전망입니다. 한국 정부는 올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1,850만 명 돌파를 위해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기존에는 제주도를 찾는 중국인에 한해 무비자를 시행했지만, 이를 전국 대상으로 확대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동안 드림타워 리조트를 비롯한 제주도가 무비자 정책으로 큰 수혜를 받았는데, 무비자 정책 확대로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 시티,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물론 서울 내 외국인 카지노 역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동안 내륙의 외국인 카지노 업체들이 주된 타겟으로 삼은 상대가 일본인 VIP 고객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정책으로 중국인 VIP까지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인 관광객 유입에 중국인 관광객까지 늘어나면 외국인 카지노 업계는 역대급 호황까지 기대할 수 있습니다. 관광 업계는 올해 6월 3일 조기 대선을 통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다 해도 외국인 관광객 확대 기조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작년 11월 이후 한국인을 대상으로 비자 면제를 허용한 데 따른 상호 호혜 원칙에 따른 것입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로 관세 전쟁을 통해 미국과 중국이 첨예한 갈등을 겪고 있는 것도 한국의 외국인 카지노에겐 호재가 될 수 있습니다. 마카오 카지노 상당수가 ‘베네시안(Venetian)’, ‘윈(Wynn)’, ‘MGM’ 등 라스베이거스 자본으로 운영되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100%를 초과하는 보복 관세를 거듭하는 등, 통상 갈등이 극에 달하는 상황이라 중국이 보복 조치로 마카오 카지노에 대한 규제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 정부가 마카오 카지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수록, 카지노를 찾는 중국인 수요가 중국 정부의 감시를 피해 한국으로 분산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미 많은 중국인 VIP 관광객이 싱가포르와 필리핀 등의 아시아 카지노로 분산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으며, 한국의 외국인 카지노 또한 무비자 정책을 등에 업고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중입니다.